배우 김수미가 향년 75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연예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고인을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전 김수미가 마지막 영화 시사회에서 남겼던 발언에도 이목이 쏠렸다.
김수미는 지난해 9월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내 나이 75세, 젊음을 찾기 위해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다시 찍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좋은 집이 있어도 현장에 있는 것이 행복"이라며 "70살이 훌쩍 넘었다. 어제 변희봉 선생님이 81세로 돌아가셨는데, 제 나이를 세어봤는데 6년 남았더라"고 원로배우 변희봉의 별세를 언급했다.
김수미는 "사람 일이란 건 모르는 거다"면서 "'가문의 영광' 식구들과 다시 만나서 내 젊음을 찾고 싶다는 생각, 단지 하나뿐이었다"고 영화를 찍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9월 21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공개된 작품들을 기준으로 고인의 마지막 출연 영화다. 김수미가 신현준, 정준호와 함께 촬영한 영화 '귀신경찰'은 아직 개봉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 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 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2002년 첫 개봉한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6번째 작품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김수미는 타고난 리더십으로 시대를 초월한 가문의 수장 홍덕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그는 정태원 감독이 '가문의 영광5' 이후 11년 만에 리부트 시리즈를 만들 수 있도록 옆에서 직접 용기를 불어넣은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작이 된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를 비롯해 '가문의 영광' 시리즈와 '맨발의 기봉이' 등 많은 작품을 함께 한 정태원 감독은 김수미의 비보에 애통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너무 열정적인 배우"라며 "스태프들 한 사람 한 사람 다 각별히 신경 써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매사 열정적으로 임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배우 김수미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게 발견됐다. 이날 오전 8시쯤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김수미 남편 정창규,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 서효림, 손녀 정조이 양이 있다.
별세한 김수미 프로필에 따르면 1949년생인 고인은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30대 나이로 1980년 MBC 드라마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성난 눈동자', '남자의 계절', '마당 깊은 집', '젊은이의 양지', '안녕 프란체스카', '발리에서 생긴 일', '언니는 살아있다!', 영화 '가문의 영광', '간 큰 가족', '헬머니' 등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배우를 넘어 예능인으로도 활약하며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로 큰 웃음을 안겼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tvN ‘회장님네 사람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다수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또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직전까지도 뮤지컬 ‘친정엄마’ 무대에 오르며 연기를 향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