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중 피감직원 기절... 이후 욕설·고성 오가며 난장판 벌어졌다 (영상)

2024-10-24 18:12

'싸움판' 된 과방위 국정감사 현장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가 여야 의원들의 고성 속에 중지되자 퇴장하고 있다.  / 뉴스1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가 여야 의원들의 고성 속에 중지되자 퇴장하고 있다. / 뉴스1
국회 국정감사장이 발칵 뒤집혔다.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장에 펼쳐졌다.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 현장은 '싸움판'으로 변했다. 피감기관 직원이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다른 기관 측 증인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말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고발 의결까지 이어진 뒤 회의가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이 싸움판으로 변했다. / 중앙일보 유튜브

과방위는 이날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는 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여당은 "편파적인 진행"이라고 항의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고발안을 표결에 부쳐 야당의 수적 우위로 의결됐다.

오전 11시 50분쯤 국정감사 중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직원이 갑자기 쓰러졌다. 이 돌발 상황이 파행을 촉발했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김 직무대행이 "사람을 죽이네, 죽여"라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 도중 방송문화진흥회 직원 한 명이 땀을 흘리며 기절하는 사고가 발생해 의료진이 응급조치 후 이송하고 있다. / 뉴스1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 도중 방송문화진흥회 직원 한 명이 땀을 흘리며 기절하는 사고가 발생해 의료진이 응급조치 후 이송하고 있다. / 뉴스1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 위원장에게 발언 비중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즉각 최 의원의 질의를 중단시키고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다"며 김 직무대행을 비판했고, 김 직무대행은 "기다리긴 뭘 기다리느냐"고 반박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쓰러진 직원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 회의가 재개됐다. 노 의원은 "김 직무대행이 정회 도중 '숫자로 열여덟'이라는 욕설을 했다. 또 '다 죽이네, 죽여'라고 말했다"며 "국회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직무대행은 "앞부분에서 욕은 안 한 것 같다"며 "정회 중에 한탄을 표현한 것이지 누구를 특정해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 말을 들은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그러니까 법꾸라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인 출신이란 점을 들어 김 직무대행을 비꼰 셈. 그러자 김 직무대행은 "그게 더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응수했다.

이후 말싸움이 격화했다.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과 여당 의원들은 최 위원장이 회의를 편파적으로 진행한다고 반발하고 나서자 민주당 의원들은 "왜 여당 의원들이 욕설을 두둔하느냐"고 맞섰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김 직무대행을 가리키며 "국감 중에 직원이 쓰러진 와중에 '사람 죽이네'라고 하느냐, 저 자는"이라며 말하자 김 직무대행은 "저 자라니요"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 의원은 "인마", "저 자식"이라며 고성을 이어갔다. 그 말을 들은 김 직무대행은 "인마? 이 자식? 지금 뭐 하는 건가"라고 맞받아쳤다.

잠시 후 김 의원이 "언쟁 중에 심한 표현을 쓴 점 사과한다"고 말했으나 분위기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김 직무대행은 "사과하더라도 진심으로 상황을 살펴서 해야지 이렇게 강요된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회의장에서 문제의 상황이 담긴 영상을 틀었다. 영상엔 김 직무대행이 욕설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김 직무대행은 "부적절한 표현을 한 건 맞다"면서도 "개인적인 한탄이었고, 누군가를 특정한 건 아니었다. 우리 직원들이 힘든 상황에서 나도 감정이 좋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