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의 한 여관에서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한 70대 남성이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24일 서울남부지법 11형사부(정도성 부장판사)는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 씨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5년간 보호관찰과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도 내렸다. 뉴스1이 이날 보도한 내용이다.
재판부는 A 씨가 성욕을 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면제를 먹였고, 그 결과 피해자 B 씨가 사망한 사실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면제를 먹고 저항했을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에서 느꼈을 모멸감과 수치심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B 씨와 함께 여관에 머물며 수면제 42정을 먹인 뒤 성폭행해 B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오로지 성관계를 목적으로 B 씨에게 수면제를 다량 투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 씨가 미필적 고의로 살인을 저질렀음을 강조하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한 재범 위험을 이유로 A 씨의 신상정보 고지와 취업 제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요청했다. 검찰은 "A 씨는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유족과의 합의도 이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청력 문제가 있는 A 씨는 법정 내 화면을 통해 선고 내용을 확인했다. '징역 25년'이라는 판결이 화면에 나타나자, 그는 두 손을 모은 채 화면을 응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