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선 보통 35세 이상을 '고령 임신'으로 분류한다. 여성들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임신과 출산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35세 이상인 산모가 출산하는 게 전체 출산율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배우 최지우, 방송인 이지혜처럼 40대에 아이를 낳은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고령 임신은 정말 공포스러운 걸까.
고령 임신이 늘어나고 있지만 위험한 건 여전한 사실이다.
유산이나 조산 확률이 일반 임신의 2배, 기형아 출산 확률은 9배나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부산 순병원 김정수 병원장은 "출산 연령이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합병증이나 염색체 기형아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 때문에 임신 기간 내내 너무 과도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요즘은 37세, 38세 임신이 보통"이라며 "고령 임신이라 해서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철저한 건강 관리와 전문가의 제대로 된 진료를 받는다면 건강한 아기를 만날 수 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필요한 검사를 받으며 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임신중독증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는 저위험군, 고위험군, 임신중독증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이런 검사를 받아두면 산모 건강과 신생아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17년부터는 이러한 검사에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돼 자기 부담금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또한 산전 검사를 통해 태아의 염색체 이상 여부도 미리 알 수 있다. 태아 질환 여부가 의심될 땐 양수검사, 융모막검사도 할 수 있다. 비침습성 검사라 산모 혈액을 이용해 태아 DNA를 선별 가능하다.
임산부에 기저질환이 있거나 임신 후 고혈압, 당뇨 등이 생긴 경우 내분비대사 전문의나 심혈관계 전문의들이 협진을 통해 위험도를 낮추거나 맞춤형 관리를 해주기도 한다.
김 병원장은 "나이 들수록 당뇨, 고혈압 등 산모의 기저 질환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때는 치료도 치료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를 합병증 위험요소들까지 조기에 발견해내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임신중독증에 걸리더라도 잘 관리하면 출산 12주 안에 정상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유방 쪽 문제나 항문, 치질 치료가 필요할 땐 외과 진료를 받으면 된다. 이외 여러 임신 관련 문제들은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문의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고령 임산부더라도 여러 분야 전문의 협진을 통해 위험도를 낮추고 신속한 검사와 적합한 처치를 받으면 출산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