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에게 안대를 씌우고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이돌 그룹 출신 래퍼 A 씨가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24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 참석한 A 씨는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A 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행위는 대단히 잘못됐고 처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다만 변호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촬영 사진이 외부로 유출된 바가 전혀 없고 초범이다. 더구나 대학교 4학년을 재학 중이었지만 이번 건으로 제적 처리됐다. 1심에서도 피해자들과 합의를 보기 위해 2000, 3000만 원을 공탁한 적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피고인의 잘못은 모두 인정하지만 원심의 형이 높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인생 자체가 훼손될 정도로 심각하다. 부모님의 충격은 말할 것도 없다. 최대한 시간을 넉넉하게 주시고 설사 결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도 최대한 선처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쓴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그는 "돌이켜 생각하면 할수록 후회가 막심해지고 피해자분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도 점점 커져 간다. 나를 올바르게 지도해주지 못했다고 자책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내가 부족한 사람이란 걸 깨닫고 두 번 다시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피해자분의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될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겠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 씨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교제 중이던 전 여자친구 B 씨에게 안대를 씌운 뒤 무음 카메라 앱을 사용, 성관계 장면과 신체 주요 부위 등을 18회에 걸쳐 불법 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B 씨를 포함해 총 3명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지난 8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 및 아동·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2017년 5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A 씨는 2019년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 같은 해부터 해당 그룹은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