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병증은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알아보자.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망막의 미세한 혈관이 손상돼 혈액이 새거나 부종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환자가 조기에 검진받지 못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민석 연구팀이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세 이상 당뇨병 환자 3717명 중 29.5%만이 최근 1년 내 당뇨망막병증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진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읍·면 지역에 거주하거나 80세 이상의 고령층,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이 검진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좋다고 평가하거나 눈에 다른 질환이 없는 환자들도 검진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흡연하거나 운동, 식이요법 없이 약물치료로만 당뇨병을 관리하는 사람도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민석 교수는 "이는 과거 국내 조사 데이터의 37%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향후 검진율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환자 증가 및 고령화의 영향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26만 5000명이었던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2022년 37만 6000명으로 10년간 약 41.8% 증가했다.
고려대구로병원 안과 최미현 교수는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가볍고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고 해도 노안인 줄 알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저검사는 1분 내외로 진행되는 간단한 검사이며 큰 비용 부담도 없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되면 증상에 따라 레이저치료, 안구 내 주사, 수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상 증상이 없어도 당뇨병 진단 후에는 1년마다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중장년층은 시야가 흐려지면 노안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합병증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