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 100여 개가 줄지어 세워졌다. 근조화환엔 ‘아이야 분당 엄마들이 함께할게’,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사과는 용서받을 때까지’, ‘불공정한 세상을 배우게 하시면 안돼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이들은 근조화환을 바라보며 학교로 향했고, 자녀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과 지나가는 주민들 또한 잠시 멈춰 서서 그 장면을 지켜봤다.
근조화환 시위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초등학생으로서 할 수 없는 행위를 했는데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게 학부모 입장에서 너무 괘씸하다"며 "피해 학생이 조손 가정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모님이 없어도 우리 엄마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지켜주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느냐"라고 뉴스1에 시위 취지를 설명했다.
이 학교에 손녀딸을 보내고 있다는 한 할머니는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피해자는 계속 피해를 보고 가해자는 떳떳하면 안 된다. 아이들 인성부터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에 따르면 시위 도중 근조화환 시위에 반대하는 또 다른 학부모가 고성을 지르며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학부모는 "사람이 죽었나? 왜 학교 앞에 조화를 놓고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냐?"라며 항의했다.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지자 성남 지역 주민 사이에서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는데, 이 대화방에 가입한 600여 명의 주민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학교 폭력 근절과 가해자 처벌, 그리고 가해자 중 한 명인 성남시의원 A씨의 사퇴를 촉구하며 근조화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자들은 성남시의회 앞에서도 추가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남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학생 4명이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게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먹이고, 게임 벌칙을 빌미로 신체적 폭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교육청에 신고된 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가해 학생 4명 중 2명에게 서면 사과와 학교 교체 조치를, 나머지 2명에게는 서면 사과와 봉사 4시간 등의 처분을 내렸다.
가해자 중 한 명이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 A 씨의 자녀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태는 더욱 커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A 씨의 사과를 요구했으며, A 씨는 지난 21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그는 "부모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들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입장문을 지난 17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