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갑, 팔 토시, 검은 앞치마 두른 사람들! 군경묘지 인근 마을에 나타난 이유?

2024-10-23 12:07

지난 19일 오전 10시 전주시 교동 낙수정 군경묘지 인근 마을. 고요한 분위기의 마을이 순식간에 떠들썩해졌

지난 19일 오전 10시 전주시 교동 낙수정 군경묘지 인근 마을. 고요한 분위기의 마을이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목장갑과 팔 토시에 검은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서로 정다운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주고등학교 학생들과 전주연탄은행 후원자들로, 전주연탄은행과 함께 봉사활동차 마을을 찾은 것이다.

900장의 연탄이 쌓인 곳에서 각 가정까지 일렬로 늘어서 봉사활동 준비를 마쳤다. 연탄 나르기가 낯선 이들도 처음에는 어색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자 일사불란하게 연탄을 옮기기 시작했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 연탄은 각 가정의 창고로 전달돼 차곡차곡 쌓였다.

손수레 임(68) 씨는 7년 전부터 연탄으로 겨울을 나고 있다. 한낮 기온이 영하 밑으로 뚝 떨어지는 한겨울에는 하루에 18장의 연탄이 필요한 상황이라 도움의 손길이 감사할 따름이다. 손 씨는 “매년 겨울마다 한두 차례 연탄은행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추운 겨울을 나는데 든든하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옮겨진 연탄은 각 가정당 300장씩 총 900장이다. 전북 지역에서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세대는 약 5,500가구로, 연탄은행은 올해 80만 장을 목표로 모금해 각 가정에 300장씩 연탄을 배달하기 위해 19일 선포식을 열었고, 내년 3월까지 연탄 나눔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연탄을 꼭 사용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분들이 올겨울 추위에 떨지 않게 하는 힘은 바로 여러분의 관심”이라며 “도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home 이상호 기자 sanghodi@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