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시계 준비해달라”…YG 양현석, 싱가포르 입국 직전 업자에 문자 요청

2024-10-23 09:45

검찰, 양현석 총괄이 먼저 시계 요청한 정황 포착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뉴스1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뉴스1

수억대의 명품 시계를 세관에 신고 없이 국내에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54)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가 업자에게 먼저 시계를 요청한 정황이 확인됐다. 홍보 목적으로 협찬받았다는 YG 측 해명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양 총괄이 받은 시계 2개 중 1개 가격은 7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 총괄은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 투애니원, 베이비몬스터 등이 소속된 YG의 창업자로, K-POP 한류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난 강도가 크다.

23일 더팩트에 따르면 부산지검 공공·국제범죄수사부(윤국권 부장검사)는 지난달 13일 양 총괄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관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양 총괄은 지난달 1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총 8억 2806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매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양 총괄은 2013년 YG 소속 작곡가를 통해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A사 아시아 대표 B 씨를 알게 됐다. B 씨와 친분을 유지하던 그는 B 씨가 착용하던 A사 시계를 건네받아 방송에도 출연했다. B 씨는 양 총괄이 싱가포르에 방문하면 호텔과 식사 등 각종 여행경비도 대신 내줬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양 총괄은 B 씨에게 A사의 해골 무늬가 새겨진 시계를 구해달라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12~16일 YG 소속 가수들의 콘서트 일정과 명품업체 투자 협약식 등으로 싱가포르에 방문 예정이던 양 총괄은 출국 전인 지난 8월 27일~29일 B 씨에게 영어로 "예전에 요청한 시계를 준비해달라"(i really wanna get the watch I have been asking about.)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B 씨는 "시계가 준비됐다"(It’s ready for you my dear)고 답했다.

양 총괄은 지난달 13일 싱가포르에서 시계를 건네받았고 곧바로 모 호텔에서 열린 투자 협약식에서 착용했다. 양 총괄이 건네받은 A 사의 해골 무늬 시계 가격은 7억 1151만원에 달한다. 원가만 2억 810만원이다. 이후 1억 1655만원짜리 검정색 시계도 추가로 받았다. 이들 두 모델은 10년 전 생산이 중단돼 현재 시중에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관세법 241조에 따라 신고하지 않고 외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가중 처벌된다.

YG 측은 시계 업체에서 홍보를 부탁받고 제품을 협찬받아 방송에 노출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YG 관계자는 매체에 "(양 총괄과 B 씨가 주고받은) 영문 문자 관련해서는 딱히 아는 바가 없어서 따로 입장을 밝힐 게 없다"며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양 총괄의 첫 재판은 내달 15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기준 양 총괄의 주식 평가액은 1234억원에 달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