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여성이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의사의 조언을 따랐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 선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에 거주 중인 공무원 니나 먼로(41)는 지난 5월 부비동염(코 주변의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기침과 감기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증상이 계속되자 먼로는 6주 동안 다섯 명의 의사를 찾아갔고, 다양한 약을 처방받으며 물을 자주 마시라는 조언을 받았다.
먼로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항상 작은 바이러스를 옮겨왔다. 딸은 폐렴에 걸렸고, 나는 후두염에 걸려 목소리를 잃었으며, 5월에 마이코플라스마균에 감염됐었다"며 "스테로이드, 항생제, 비강 스프레이를 처방받았다"고 말했다.
먼로는 몸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물을 더 많이 마시라는 조언만을 받았다. 그는 "약을 배출하려면 더 많은 물을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루에 최소 2L에서 최대 4L까지 마시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먼로는 하루 종일 물만 마시다 의식을 잃고 발작을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먼로에게 저나트륨혈증진단을 내렸다.
저나트륨혈증은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135mmol(밀리몰,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성인 기준 평균 나트륨 농도는 약 140mmol로, 당시 먼로의 경우는 100mmol에 불과했다.
먼로는 나트륨 농도를 안정시키기 위해 5일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물을 마실 수 없었고, 이후 물 섭취량은 1.5L로 제한됐다.
먼로의 사례처럼 몸에 물이 너무 많으면 세포가 과도한 물을 흡수해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뇌세포에 물이 들어가면 뇌부종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이 상태의 증상은 탈수 증상과 매우 유사해 구별하기 어렵다. 두통, 메스꺼움, 구토는 물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
증상이 경미할 경우, 식염수 투여와 함께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이뇨제를 투여해 나트륨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고농도 식염수를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투여한다. 급격한 교정은 뇌부종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나트륨 균형을 점진적으로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먼로가 감염됐던 마이코플라스마균은 신체의 다양한 부위, 특히 호흡기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급성호흡기감염증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릴 경우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될 수 있으며, 드물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