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6%인 8억 9000만 명이 앓고 있는 비만을 생명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가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가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21일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세포 및 동물실험에 이르는 전임상시험,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한 영양역학 분석,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 완료해 김치의 체지방 감소 효과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지난 3년간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비만 유도 동물모델 실험에서 체지방이 31.8%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하며 비만 개선에 관한 작용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GES)의 13년간 식사 조사 및 신체 계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23회씩(회당 50g) 김치를 섭취하면 체질량 지수(BMI)가 약 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남성의 경우 김치를 하루 13회 섭취하면 비만 발병률이 약 12%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돼 김치 섭취와 체중 감소의 상관성을 입증했다.
김치의 건강기능성에 관한 신뢰도 높은 연구결과를 확보하려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수적이었다. 지금까지는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세포 및 동물실험, 영양역학 분석을 통해 밝혀왔지만,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명확히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성연구단 홍성욱 박사 연구팀은 부산대학교병원 신명준 교수팀과 협력해, BMI 23~30kg/m²의 과체중 이상 성인남녀 55명을 대상으로 인체측정, 혈액 바이오마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를 조사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배추김치를 동결건조해 만든 김치분말 제형 캡슐을 하루에 3캡슐씩 3개월 동안 섭취했다.
연구 결과 김치를 섭취한 그룹은 체지방량이 2.6% 감소한 반면 김치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은 4.7% 증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김치 섭취 후 장내 유익균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가 증가하고, 비만과 관련된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의 개체 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장내 염증을 완화하고 비만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용한 세균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체지방 감소 인체적용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김치를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해 비만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전임상부터 임상시험까지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체계적으로 밝혀내며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항비만뿐만 아니라 장 건강 개선, 면역 증진, 항암 효과 등 김치의 다양한 건강기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김치가 세계인의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치의 항비만 효과 관련 연구는 ‘저널 오브 펑셔널 푸드(Journal of Functional Foods)’ 10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