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앞에선 잘만 하더니... 갑자기 한국말 서툴다며 통역 데려온 이 사람

2024-10-22 09:05

[국정감사 이모저모]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불성실 태도 논란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손흥민에게 특별 제작 박스에 담긴 축구화를 선물하고 있다. / 인터티비 유튜브 영상 캡처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손흥민에게 특별 제작 박스에 담긴 축구화를 선물하고 있다. / 인터티비 유튜브 영상 캡처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여야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 뉴스1 자료사진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 뉴스1 자료사진

곽 대표는 '가맹사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의혹' 관련 증인으로 불려왔다. 아디다스 한국 지사는 2022년 1월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해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곽 대표는 올해 국감에서 통역사와 함께 증인석에 선 점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통역사 없이 모든 답변을 한국어로 했던 곽 대표가 이번에는 통역사를 동반해 출석한 것이 의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에는 한국어로 잘 말씀하시던 분이 올해는 왜 (한국말로 답변을) 못하냐"고 물었다.

곽 대표는 영어로 "올해 통역을 쓴 이유는 작년 국감에서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라며 "(어눌한) 한국어로 인해 (잘못 발언하면) 위증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싸늘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연세대 석사 학위 있잖나. 그때도 통역 데리고 다녔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곽 대표는 한국어로 "국제대학원 석사다“라며 ”수업이 영어로 진행됐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거봐. 한국말 잘하잖나"라며 "그렇다면 제가 영어로 하겠다. The problem is your attitude(당신 태도가 문제)"라고 말했다.

곽 대표는 지난 7월 손흥민을 초청해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개최한 F50(축구화) 발매 기념 행사에서 손흥민과 통역 없이 의사소통을 한 바 있다. 당시 곽 대표는 손흥민에게 한국어로 첫 골을 넣을 때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손흥민이 아디다스 F5 모델을 신었던 것 같다고 하자 곽 대표는 "바로 이 모델"이라고 말하며 손흥민에게 특별 제작 박스에 담긴 F5를 선물했다. 곽 대표는 "우리가 첫 골을 기념하기 위해 생일선물로 이걸 찾았다"며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장식 의원은 곽 대표가 지난해 국감에서 아디다스코리아 가맹점주들과 상생을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곽 대표는 지난해 "최대한 점주를 배려하며 구조조정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하고 점주들과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상생안을 찾겠다고 증언한 후 353일 만에 겨우 보낸 공문이 전부"라며 "지난 4일에야 점주협의회에 공문을 보낸 것이 지난해 국감 이후 아디다스코리아가 한 첫 번째 조치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곽 대표는 국회를 우롱하고 있다"며 "아디다스 본사의 수익은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점주들은 강제 폐업으로 한 명은 파산하고, 50명의 점주가 폐업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점주 대표로 참석한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도 곽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이 자리에서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과 점주들의 파산 문제를 제기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본사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그동안 점주들은 보호받지 못한 채 절반 이상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폐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곽 사장이 진정성 있게 점주들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직접 면담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신 의원 질의가 끝나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곽 대표 태도에 불쾌감을 표했다. 유 의원은 "곽 대표가 질의 중에 계속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며 "캐나다와의 문화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건들거리는 태도의 증인은 본 적 없다"고 지적했다.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통역 없이 손흥민과 대화하는 모습. / 인터티비 유튜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