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않았음에도 걷기 힘들다는 이유로 구조를 요청하는 등산객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등산객의 경우 구조요원들의 등에 업혀 산을 내려왔다가 주차장에서 두 발로 걸어 자력으로 귀가하는 사례도 있다고 YTN이 21일 보도했다.
최근 설악산에서 한 여성이 발목과 머리를 다쳐 구조를 요청해 20명의 구조대원이 동원됐다. 구조대는 어두운 산길을 5시간 동안 걸어가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손경완 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장은 "아마도 늦은 시각에 내려오다 보니 길을 약간 벗어났고, 거기서 미끄러지면서 한 3m 정도 굴렀다"고 밝혔다.
이처럼 단풍철을 맞아 구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손 구조대장에 따르면 설악산에서 주말마다 발생하는 구조 요청은 하루 평균 10건 이상이다. 전국적으로는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악 사고 구조 건수는 3만 3000여 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4건 중 1건이 가을철인 9월과 10월에 집중됐다.
문제는 부상 없이 단순히 걷기 힘들다는 이유로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구조대원들은 들것에 실어 힘겹게 산 아래로 데리고 내려온 등산객이 주차장에 도착하면 멀쩡히 걸어서 귀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손 구조대장은 "돌아가면서 업고 하산해도 주차장에 오면 두 발로 걸어서 자력으로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사실 맥이 좀 많이 빠진다"고 말했다.
매체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불필요한 구조 요청은 실제로 긴급한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 대응하는 시간을 지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 코스를 선택하고, 해가 지기 최소 2시간 전에는 하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입이 금지된 비법정 탐방로에 들어가는 것은 사고 위험이 큰 데다 구조가 어려워져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매체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