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신 관계자)도 못한 ‘김종인 모셔오기’를 명태균 씨가 열흘 만에 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중앙일보가 5일 보도했다.
정치 브로커인 명 씨의 잇단 폭로로 여권이 흔들리고 있다.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윤 대통령 자택과 김건희 여사의 회사인 코바나콘텐츠를 자주 방문했다고 주장한 명 씨는 자신의 말이 거짓말이란 지적을 받자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김 여사가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포함한 대화 자료를 제시했다. 명 씨는 2000장이 넘는 대화 캡처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해 여권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명 씨는 경남 창원시에서 2010년대 중반 여론조사 업계에 발을 들였다. 원래 하던 전화번호부 제작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전화번호 데이터를 활용해 여론조사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고 영업과 연관된 콜센터를 갖춘 까닭에 사업 전환이 수월했다.
명 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며 보수 진영의 주요 인물들과 관계를 맺었다.
김 전 의원을 통해 그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 등 주요 정치인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2021년 전당대회 직후 윤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맺었다. 김영선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란 점이 인연을 맺는 데 도움이 됐다.
매체에 따르면 명 씨는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대통령 측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대통령 측은 주호영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준석 의원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윤 대통령 측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명 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명 씨는 이를 계기로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윤 대통령에게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명 씨를 데려온 지 열흘 만이었다.
이후 명 씨 위상이 높아지자 일부 윤핵관 인사가 명 씨를 사기꾼이라고 비판하면서 캠프 내에서 내홍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1년 11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공식 행사에서 재회했는데 그 자리엔 명 씨도 함께 있었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 이준석 당시 대표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윤 대통령과 명 씨의 관계도 자연스레 단절됐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밝혔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