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보급품을 받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는 18일(현지시각) X 계정에 "러시아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새로 입수한 영상에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장비를 수령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는 글과 함께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27초짜리 영상 속에는 동양인 군인들이 줄을 서서 서양인 군인으로부터 각종 물품을 하나씩 받아 가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영상에서는 북한 특유의 억양으로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야" 같은 목소리도 들린다. 이는 이 군인들이 북한 출신임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했다.
SPRAVDI는 이 영상이 입수된 지 72시간도 채 되지 않았으며, 영상 속 북한 군인들이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영상이 실제로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의 모습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파라팩스(ParaPax)'도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며 병사들이 줄지어 군사 기지에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또 다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같이 가"라고 외치는 듯한 음성이 담겼다. 이는 북한 군인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여겨졌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영상 속 군인의 군복에 러시아 동부 군사 지구의 부대 상징이 부착돼 있으며, 영상이 촬영된 장소 역시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이날 AFP 통신에 "북한이 러시아에 군인들을 파병한 이유는 러시아가 더 크고 긴 전쟁을 준비하면서 동맹국들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명백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되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시간을 벌며 어떻게든 전쟁에서 이득을 보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더 많은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발표한 '승리계획'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역시 북한이 무기와 병력을 동원해 러시아의 침략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을 전쟁에 직접 참여시켜 침략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 대해 유럽 대서양 공동체와 국제사회가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약 1만 2000여 명 규모의 병력이 파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북한군이 러시아와 협력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전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