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에 떨어진 무인기는 한국군이 날려 보낸 것이라면서 문제의 무인기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평양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한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19일 해당 무인기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 무인기가 한국군에서 보낸 것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한국군부 깡패들의 중대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이 명백한 물증과 과학적 수사를 통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평양시 형제산구역 서포1동에서 추락한 무인기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설명하며, 해당 무인기가 대한민국에서 날려 보낸 것임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방성과 국가보위성 등 전문 기관들이 무인기 잔해를 조사한 결과, 이 무인기가 한국군의 '드론작전사령부'에서 운용 중인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과 동일한 기종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이 무인기가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같은 종류라고 언급하며, 외형과 비행 시기, 그리고 부착된 삐라 살포통 등을 근거로 해당 무인기가 삐라 살포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무인기가 삐라를 살포한 것인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측은 만약 한국이 이 무인기가 삐라 살포와 관련 없다고 주장할 경우 "영공을 무단 침범한 사건의 증거물"로 간주될 것이며, 이는 한국 군부의 연속적인 도발 사례로 더욱 엄중히 다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의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3일과 9일, 10일에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군부가 이번 사건의 주범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시엔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성은 이에 더해 수도와 국경선 부근의 부대들에 반항공 감시초소를 증강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경계 강화를 위해 국경선 부근의 포병 연합부대와 주요 화력 임무를 맡은 부대들에게 완전 전투 대기 태세를 유지하라는 명령도 내렸다고 한다.
북한 측은 만약 대한민국의 군사적 수단이 북한의 영토, 영공, 영해를 다시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엄중한 군사 도발로 간주하고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경우 즉각적인 보복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강한 경고를 덧붙였다.
국방성 대변인은 이번 발표가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