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노인장기요양등급 심사 과정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문화일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가장 보험료를 많이 내는 10분위 가입자 23만 3395명 중 21.4%인 4만 9844명이 등급을 받지 못하거나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10분위 가입자 중 노인장기요양등급 신청자는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신청자 수를 넘어섰으며, 2019년 대비 19.0% 증가했다. 이들은 올해 2조 3000억원이 넘는 건강보험료를 납부했지만, 이들이 받는 장기요양보험 혜택은 1조 2468억원으로 납부액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입자 역시 24만 7475명이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신청했으나 18%인 4만 4777명이 등급을 받지 못하거나 심사에서 탈락했다. 1분위 가입자 중 노인장기요양등급 신청자는 2019년 대비 60% 증가했다.
이 밖에도 2분위 19%, 3분위 20.4%, 4분위 20.2%, 5분위 20.5%, 6분위 20.9%, 7분위 21.8%, 8분위 22.5%, 9분위 22.5% 등이 등급을 받지 못하거나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이나 치매, 뇌혈관성 질환 등으로 6개월 이상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목욕, 간호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면 판정위원회에서 점수에 따라 1∼5등급과 인지지원 등급 중 하나를 결정한다.
하지만 이처럼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의 장기요양등급 심사가 지나치게 까다로워져 정작 지원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누려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미애 의원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요양인정신청부터 인정조사, 등급판정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부실한 부분은 없는지 보건복지부는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