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폭행 사건에 연루된 가수 제시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제시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방문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제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이날 조사에서는 폭행 가해자의 정체와 관계, 사건 전후 과정에 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타난 제시는 경찰 출석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때린 사람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고 벌받았으면 좋겠다"라며 "제가 있는 그대로 오늘 다 말하고 나오겠다"라고 말했다.
또 가해자를 당일 처음 봤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처음 봤다"라며 피해자에게 "너무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6일 JTBC '사건반장' 측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시 상황이 담긴 추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폭행 피해자와 이를 막아 세운 코알라 프로듀서, 난데없이 폭행한 가해자의 모습이 가까이에서 담겼다.
특히 폭행 후엔 가해자와 제시 일행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또한 가해자의 얼굴이 정면에 가깝게 담겨 체격과 머리 스타일, 두 팔의 문신까지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영상 속 남성과 가해자의 유사성이 84%라고 밝혔다.
황 소장은 "영상 자체가 화질이 저하된 영상이다. 그리고 (가해자) 얼굴의 윤곽이 또렷하게 나와 있지 않다"라면서도 "그래도 일부는 눈, 코, 입, 귀 같은 특정 얼굴 안면은 있기 때문에 그걸 통해서 인공지능으로 안면 대조 실험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샘플 수가 적어서 이 84%라고 하는 수치가 큰 의미가 있다고 단언해서 얘기할 수 없다"라면서도 "다만 유사한 얼굴형 또는 유사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미성년자인 한 팬이 편의점에 가는 길에 제시를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제시 일행 중 한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제시 일행인 남성이 영어로 욕하며 피해자를 막아 세우자 제시는 남성을 다급히 제지하며 "죄송하다"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이에 피해자도 "죄송하다"라며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남성이 뒤에서 나타나 자신의 얼굴을 가격했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
당시 해당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제시가 폭행을 말리긴 했으나 이후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해 사건 현장 인근에서 제시와 나머지 일행을 찾아 폭행 가해자의 행적을 물었으나 이들은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와 일행은 피해자로부터 폭행 등 혐의로 고소당해 입건된 상태다. 또한 제시는 한 네티즌으로부터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시 소속사는 피해자 측에 가해 남성의 정체에 관해 '제시와 친한 프로듀서의 중국 지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제시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최근 저와 관련된 폭행 사건에 관한 보도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최근 지인과 개인적인 모임을 갖던 중 제 팬인 피해자께서 제게 사진을 요청하셨으나 늦은 밤인 관계로 두 차례 정중히 거절했고 그 순간 인근에 있던, 제가 그날 처음 본 사람으로부터 갑자기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저와 저희 소속사는 피해자의 모친과 연락하여 피해자께서 신속히 가해자를 찾아 사과와 보상을 받고 아울러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 사건과 관련해 일방적인 주장만을 반영하거나 추측에 기반한 보도를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