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늦더위로 인해 단풍이 예년보다 늦게 물들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비바람이 불 것으로 예고돼 가을 정취를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강원도의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에서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고 지난 15일 전했다. 이 시기에는 북한산과 월악산 등 수도권과 충청권까지 단풍이 물들어야 하지만, 올해는 강원도에 국한된 모습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산 정상에서 20% 정도의 단풍 나무가 물들면 단풍 시작으로, 80%가량 물들면 절정으로 기록된다.
설악산의 단풍은 지난 4일에 시작돼, 평년 시작일인 9월 28일보다 6일, 지난해 시작일인 9월 30일보다 4일 늦었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는 절정에 이르기 마련이지만, 올해의 예상 절정 시기는 24일로, 평년보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늦을 것으로 보인다.
오대산과 치악산의 단풍 시작일도 평년보다 늦어졌다. 오대산은 8일에 시작해 평년보다 7일 늦었고, 치악산은 11일 시작해 4일 늦었다. 이 외에도 북한산, 월악산, 소백산, 속리산, 지리산, 한라산 등도 단풍이 시작되기 한참 늦었다. 강원권에서 단풍이 일주일 정도 늦게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올해는 전국적으로 단풍이 시작되고 절정에 이르기까지 평균적으로 일주일 정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풍 명소로 유명한 화담숲(경기도 광주시 위치한 사립수목원)은 18일부터 단풍 축제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은 전국적으로 비바람이 예상되며, 수도권의 단풍조차 시작되지 않아 가을로 물든 숲을 즐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주말 모든 해상에 물결이 매우 높게 일 정도로 바람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 주말 나들이를 계획한 이들은 최신 예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단풍은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전국 주요 산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올해는 11월 중순이 지나야 울긋불긋한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단풍이 늦어지긴 했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충분히 아름답게 물들 것으로 기대된다. 단풍은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고 충분한 햇빛을 받을 때 물들며, 최근 일사량이 높고 11월부터 기온도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