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화관에서 남자친구가 먹여주는 팝콘을 먹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돈 적 있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후 손을 안 씻는 사람들이 은근 많으니, 주의하라는 뜻이다. 유머 같았던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제한인간호재단이 공동으로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성인 42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용변을 본 후 손을 안 씻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드러났다.
4명 중 3명꼴로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적은 편이다.
조사 결과 용변 후 손씻기 실천율은 76.1%로 전년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비누를 사용한 손씻기 실천율도 31.8%로 1년 새 6.4%포인트 올랐다. 놀랍게도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이 결과가 국민의 손씻기 인식이 개선된 결과라고 봤다.
하지만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 올바르게 손을 씻은 경우는 10.5%에 불과하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 18.1%가 손을 씻지 않았지만, 남성은 29.8%가 손을 씻지 않았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의 절반 정도인 46.2%가 손을 안 씻었다.
손을 안 씻는 이유로는 '귀찮아서'가 가장 많았다. 이외 '바빠서', '습관이 되지 않아서', '손이 많이 더럽진 않은 거 같아서' 등이 있다.
조사에서 손을 씻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손씻기가 습관이 되려면 화장실에 액체비누가 설치돼야 하고 종이타월이 넉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바른 손씻기는 가장 쉽고 비용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 수단으로,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 등에 대비해 기침예절과 손씻기를 준수하도록 당부드린다"면서 "식사 전후, 화장실 이용 후 등에는 올바른 손씻기를 생활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올바른 손씻기 방법도 전하고 있다.
손을 씻을 때는 먼저 물을 묻히고 비누를 바른 다음 손을 비비면서 거품을 내면서 문질러야 한다.
손을 씻은 후에도 흐르는 물에 헹구고 수건이나 종이타월로 완전히 건조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