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에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배경을 닮은 일본 홋카이도 시카오이 시의 시카리베츠코 호수의 한 선로가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선로는 1954년경에 설치됐으며, 시카리베츠코 호수 안에 잠겨있다. 원래는 겨울철에 유람선을 물 밖으로 옮기는 경사로로 사용되었다.
이 선로는 수십 년간 주목받지 못했으나, 2020년 한 관광객이 SNS에 올린 사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물에 잠긴 선로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주인공 센이 친구를 치료하기 위한 약을 구하러 오른 기차의 선로와 유사했던 것이다.
이후 여행 잡지에 소개되거나 여행사의 시카리베츠코 관광 코스에 포함되면서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선로를 보러 찾는 젊은 층 관광객이 늘었다.
호숫가 근처에 위치한 호텔 후스이의 총지배인 타카키 이노우에는 “우리에게는 매일 보는 평범한 광경이라 이렇게 큰 규모로 화제가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며 “가장 친숙한 것들이 새로운 관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노우에 총지배인은 “방문객이 몰려 관리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주차 공간이 협소해 도로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에 호텔 후스이와 관광 협회에서는 선로 홍보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작은 관광지에서는 과도한 관광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로 외에도 시카리베츠코 호수의 매력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시카리베츠코 호수는 담수호이며, 해발 804m에 위치해 있어 홋카이도에서는 가장 높은 호수다. 그러다 보니 겨울이 되면 온도가 약 -30°까지 떨어진다. 다이세츠잔 국립공원에 있는 유일한 자연 호수로 일본에서 가장 물이 맑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