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에서 곶자왈의 훼손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기환 의원(이도2동갑)은 지난 11일 열린 제432회 임시회에서 "최근 한라산 중턱에서 대형 포클레인으로 나무를 없애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해당 지역이 국토계획법에 따른 보존관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초지 조성 허가가 이뤄진 점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초지 조성 허가가 제주도에 초지가 부족해서 이뤄지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개발을 위한 포석인지 의문"이라며 "후자의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제주도 내 곶자왈 지역에서 초지 조성이 불허되는 사례가 있었으나, 민원조정위원회에서 곶자왈이 초지법에 정해진 제한지역이 아니란 이유로 허가가 나간 경우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곶자왈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제주도민 모두가 곶자왈 보호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주도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도의회에서 개인의 재산권 제약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요청했으나, 제주도는 세금 감세 혜택을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곶자왈은 제주 사투리로 숲을 뜻하는 ‘곶’과 나무, 덩굴, 암석 등이 뒤섞인 덤불을 의미하는 ‘자왈’이 합쳐진 용어로, 제주도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골프장과 관광단지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곶자왈 보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곶자왈은 자연 생태계의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제주고사리삼과 같은 멸종위기 식물의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제주 곶자왈의 보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 구좌읍 선유로 인근의 선흘 곶자왈에 조성되는 제주자연체험파크가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지역은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100곳 이상 분포하고 있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중요한 환경자산으로 여겨진다.
처음에는 '제주사파리월드'라는 이름으로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산1번지 일대 74만 4480㎡의 부지에서 추진이 돼 온 사업이다. 이후 기존 사업 부지에 사파리를 제외한 관광휴양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으로의 변경이 이뤄졌다.
하지만 사업승인 전에 사전공사로 곶자왈의 나무들을 훼손했고, 이 과정에서 멸종위기종 개가시나무를 포함한 법정보호종의 훼손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 불법적으로 훼손된 나무만 해도 3900그루에 달했고, 경찰의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벌금형이 내려졌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관광개발사업장 시행승인(변경)’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고 지난 7월 발표했다.
변경되는 내용은 사업기간과 사업자, 사업비 증가 등이다. 사업기간은 기존 내년 12월 13일까지였지만, 사업자 측에서는 최근 이를 3년 늘린 2028년 12월 13일까지로 변경하고, 사업시행자 역시 기존 (주)도우리에서 (주)살리제로 변경했다. 이외에 물가상승 등을 고려한 사업비 변경 내용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