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서 일교차가 바뀌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감기 주의보'가 돌고 있다. 하지만 감기의 일반적인 증상과 다른 질환 증상이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의 증상을 알아보자.
지난 12일 중앙일보는 각종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정보를 보도했다. 기침은 호흡기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호다. 기침은 정상적인 신체 방어 활동의 일종으로, 호흡기 자극 물질이 코를 통과해 목 기관지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반사적으로 폐 속 공기와 함께 몸 밖으로 밀어낸다.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기침은 아무리 길어도 4~8주를 넘기지 않는다. 그러나 별다른 이유 없이 8주 이상 장기간 기침을 달고 산다면 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 천식, 간질성 폐 질환 등 호흡기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흡연자는 COPD에 주의해야 한다. 흡연은 COPD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으로, 간접흡연도 COPD를 일으킬 수 있다. COPD 환자가 흡연을 계속하면 폐가 딱딱하게 굳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비가역적 폐 손상으로 인해 가만히 앉아있어도 숨을 몰아쉬게 된다. 또한 늦은 밤에 유독 발작적으로 기침한다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간질성 폐 질환은 폐의 공기주머니면서 산소 교환 역할을 하는 폐포와 폐포를 연결하는 벽인 간질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폐가 점차 굳어가는 섬유화 현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폐 섬유화가 발생하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호흡 능력이 떨어진다. 류머티즘 관절염,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다면 간질성 폐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호흡곤란이 있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숨을 쉬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 호흡곤란이 있어도 폐 기능 저하를 인식하기 어렵다. 특히 COPD의 인지율은 낮은 편이다. 국내 만 40세 이상 유병률이 10.8%인데, 의사의 진단을 받은 인지율은 2.5%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만약 일행과 같이 걸었을 때 혼자만 뒤로 처지거나 평지를 걷는 데 숨이 차다면 폐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호흡기 질환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효과가 낮아지고 합병증·사망률이 증가한다.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호흡기 증상은 기복이 존재한다. 오늘은 기침·가래가 심했는데, 내일은 덜할 수 있다. COPD 등 호흡기 질환에서 급성 악화는 치명적이다. 한 번이라도 급성 악화를 경험하면 심각한 폐 기능 저하를 겪게 된다. COPD 환자가 심각한 급성 악화를 겪으면 3.6년 이내 사망률이 5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호흡기 염증을 가라앉히는 흡입기 약물치료로 현재의 증상을 완화·조절하면서 급성 악화를 막아 남아 있는 호흡 능력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입기 약물은 투여하는 스테로이드를 경구 치료제와 비교해 1000분의 1 수준인 저용량으로 적용하면서 폐에 직접 작용해 안전하게 증상 관리가 가능하다. 알약 형태의 경구 스테로이드는 부작용 우려가 높아 국내 주요 진료지침에서 안정기 치료에 권고하지 않고 있다. 치료 전략은 호흡기 질환마다 다르다. COPD 치료의 중심은 기관지 확장제다. 증상 완화를 위한 일종의 유지 치료다. 지속적 치료에도 급성 악화를 경험했다면 LAMA+LABA2제 복합제, ICS+LAMA+LABA3제 복합제 등으로 단계적으로 치료를 강화해야 한다.
천식은 증상 조절이 잘 되는 최소 치료 단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점막에 약이 직접 작용하는 흡입 스테로이드(ICS) 치료로 기도 과민성을 줄여줘 천식 조절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중증 천식 등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제2형 염증을 타깃으로 한 생물학적 제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간질성 폐 질환은 폐 섬유화 현상이 나타났다면 질병 진행을 늦추는 약(닌테다닙)으로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 속도를 늦춰 질병 진행을 더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