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8월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아직 온수와 난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주민들이 추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겨울이 다가오면서 난방 문제는 더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은 이 같은 상황을 취재해 13일 보도했다.
50세 A 씨는 지난달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온수가 나오지 않아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달간 임시 숙소 생활을 했지만, 이제는 난방 문제가 생겼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매체가 지난 10일 오전 A 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보일러는 가동 중이었지만 온수는 전혀 나오지 않았고, 실내는 차가운 공기로 가득했다. 인천의 기온은 그날 오전 10~15도로 서늘한 편이었다.
A 씨의 자녀들이 지내고 있는 방에는 '난방용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A 씨는 "아이들이 추위를 타서 어쩔 수 없이 텐트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실과 주방에서 온수를 틀어봤지만, 냉수만 나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관리사무소가 설치해 준 전기온수기 하나에 네 식구가 의지하고 있다"며 "모두 감기에 걸려 고생 중"이라고 했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주민들에게도 이어졌다. 44세 B 씨도 두 어린 딸이 벌써 내복을 입고, 전기장판을 사용하는 등 추위를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B 씨는 "딸들이 샤워 후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며 "다가올 추위에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 아파트 단지는 14개 동, 1581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단지로, 그중 6개 동 735가구가 온수와 난방 문제를 겪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8월 발생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당시 열교환기와 배관이 손상되면서 온수 공급이 막히게 됐다. 열교환기는 인근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된 증기를 활용해 온수를 각 가정에 공급하는 중요한 장치다.
관리사무소 측은 빠르면 11월 말까지 난방 복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래는 9월까지 벤츠코리아와의 협력을 통해 복구를 끝낼 계획이었으나, 소통 문제로 작업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복구 작업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자체 예산으로 진행 중이다.
입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화재 사건은 지난 8월 1일 지하 1층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했다. 이 화재로 입주민 23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차량 800여 대가 불에 그을리거나 소실됐다. 또한 전기·수도 배관이 녹아 일부 가구에서는 단전과 단수 사태도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