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무속인이 키운 고양이들 사이서 태어난 12마리와 순이 [함께할개]

2024-10-11 14:36

중성화 수술받지 않아 교배 통해 개체수 급격히 늘어

무속인이 들인 고양이들의 번식으로 태어난 순이가 평생 가족을 찾고 있다.

순이 / '묘생길' 인스타그램
순이 / '묘생길' 인스타그램

지난 8일 고양이 입양 홍보 단체 '묘생길' 인스타그램에 순이의 사연이 올라왔다.

5~7세로 추정되는 순이는 불과 3kg밖에 나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순이의 성장 배경에 있다.

순이는 어느 무속인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들인 고양이 두 마리 사이에서 태어났다. 무속인은 처음 데려온 고양이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받게 하지 않았고 자연스레 개체수가 늘어났다.

무속인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늘어나자 분양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엔 금방 분양됐지만 시간이 지나자 분양도 어려워졌다.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이 사연을 접한 구조자는 관리받지 못한 고양이 13마리를 구조해 중성화 수술과 치료를 받게 했다. 순이는 그중 한 마리였다.

처음 구조한 순이의 상태는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심각했다. 전에 살던 곳의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았는지 길게 자란 털이 온통 뭉쳐 있었고 온몸에서는 오줌 냄새가 심하게 났다.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다른 수컷 고양이들과 지내느라 스프레이에 노출된 탓도 있었다. 스프레이란 중성화 수술을 안 받은 고양이가 교배를 위해 다른 고양이를 유인하거나 영역 표시를 위해 벽 같은 곳에 오줌을 뿌리는 행동을 뜻한다.

순이는 현재 구조자의 집에서 임시 보호를 받고 있다. 엉망진창이었던 순이의 털은 구조자의 빗질로 원래 모습을 되찾은 상태다.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5~7세로 추정되는 순이는 암컷이다. 중성화 수술과 스케일링을 받았다. 오른쪽 송곳니가 부러졌지만 일상엔 지장이 없다. 피검사, 초음파 검사 등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순이는 쉽게 소리를 내지 않는 과묵한 아이다. 사냥놀이는 좋아하지만 사람 손길을 더 좋아하고 무서울 땐 깨물거나 할퀴기보다 위협적인 소리만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밥에 물이나 약을 타도 잘 먹고 배 만져도 가만히 있을 정도로 순하지만 발을 만지는 건 싫어한다.

순이에 관한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mineyong_cat_67)으로 하면 된다.

구조자가 희망하는 입양 조건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를 소중한 가족으로 여기며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의 평생을 함께해 줄 각오가 된 분 ▲아이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치료를 망설이지 않으실 분 ▲고양이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추신 분 ▲가출 및 실종에 대비해 방묘창과 방묘문 설치하실 분 ▲입양 후 아이 소식을 가끔 알려줄 수 있는 분 ▲입양은 고양이를 데리고 직접 입양자 자택에 방문해 입양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함께할개] 위키트리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등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기 동물 소개 코너 '함께할개'를 운영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에 함께해 주세요. 제보 qllk338r@wikitree.co.kr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