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인천시장이 군수 선거 출마... 한국 정치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2024-10-11 13:10

강화군수 보선 사전투표 시작

10·16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상수 후보. / 뉴스1
10·16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상수 후보. / 뉴스1

10·16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11일 시작된 가운데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78) 전 인천광역시장을 두고 지역에서는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화군은 인천광역시의 종속 군으로, 전직 광역시장이 동일 광역시의 구청장 선거에 나선 격이다. 역대 지방 선거에서 이런 하향 지원은 유례가 없던 일로, '노욕' 논란이 제기된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강화 지역 유권자 6만2731명 가운데 4383명(6.99%)이 13개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2022년 8회 지방선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지난 3월 유천호 전 군수가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용철(59)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에선 한연희(65)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강화군은 안보 이슈에 민감해 전통적인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지난 총선에서도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되며 보수 세가 강한 곳이지만, 군수 선거에 있어서는 4차례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후보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문제점을 제기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군민에게 직접 신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뿌리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소속으로 재선 인천광역시장과 인천 관내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3선을 했던 관록의 정치인이다.

최근까지도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만큼 보수표가 분열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에서는 안 후보가 잠식할 보수 표심 기류와 함께 그의 정치 처신에 대한 입방아도 요란하다.

표면적으로는 체급을 낮춘 거물 정치인의 역량으로 지역 발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바닥 민심에서는 "팔순을 앞둔 나이에 다른 지역도 아니고 자신이 광역시장을 했던 지역에 기초단체장 후보로 나오는 건 욕심이 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인천은 중·동·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서 등 8개의 자치구와 강화·옹진 등 2개의 군 등 모두 10곳의 기초자치단체로 이뤄져 있다.

한편 인천일보와 경인방송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강화군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무선 10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9.8%)에서 박 후보는 53.0%, 한연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1.0%의 지지율을 보였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8.9%였다.

여론조사 내용에 관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