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40cm 열상’ 부산 중학생, 대전 건양대병원서 수술

2024-10-10 11:07

김영진 흉부외과 교수, 휴일 응급수술로 생명 구해

등이 40cm가량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한 부산의 한 중학생을 응급수술한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김영진 교수 / 건양대병원
등이 40cm가량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한 부산의 한 중학생을 응급수술한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김영진 교수 / 건양대병원

등이 40cm가량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한 부산의 한 중학생이 전국의 병원들을 수소문 끝에 대전 건양대병원서 응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중학생 A군은 지난 6일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던 중 기대고 있던 세면대가 파손돼 넘어지면서 좌측 등에서 골반에 이르는 약 40cm 가량의 큰 열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확인한 결과 A군의 상처가 너무 크고 깊은 데다 다량의 출혈 때문에 응급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구급대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사고 발생일이 휴일인데다, 부산을 비롯한 인근 지역 종합병원은 담당 흉부외과 전문의가 부족해 수술이 불가능했다. 구급대는 반경을 넓혀 전국으로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은 끝에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됐다.

건양대병원은 외과계열 전문의가 24시간 원내에 상주하는 등 비상 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증 응급질환자에 대한 수술을 모두 시행하고 있기 때문.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김영진 교수는 휴일 당직으로 원내 대기 중 응급실에서의 연락을 받고 환자 본원 이송을 지시하고 곧바로 수술을 준비했다. 부산에서 약 3시간에 걸쳐 건양대병원에 도착한 A군은 수술 준비를 마치고 오후 5시 40분경 수술실로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응급수술을 받았다.

A군은 파열된 등의 피부, 피하지방, 근육을 일일이 봉합하는 대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는 특별한 합병증 없이 항생제 투여 및 통증 조절, 수술 부위의 드레싱 등의 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어머니는 “의료대란 시기에 아이의 수술을 집도해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신 건양대병원 의료진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영진 흉부외과 교수는 “즉시 수술하지 않았다면 감염에 의한 패혈증 등의 합병증 뿐 아니라 손상 부위의 괴사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수술이 잘 이뤄져 기쁘다”며 “앞으로도 상급종합병원으로서 환자가 찾는 최종 의료기관으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경남 창원에서 서혜부 탈장으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3개월 여아가 수술할 병원이 없어 전전긍긍하다 대전 건양대병원으로 이동해 수술을 받았다.

home 송연순 기자 ys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