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한글날 송출한 방송에서 황당한 실수를 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KBS 1TV는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생중계했다.
그러나 한글날을 기념하는 경축식 방송 화면에서 자막 실수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자막 오류는 행사에서 국악밴드 '서도밴드'가 민요 '한글뒤풀이'를 부를 때 발견됐다. 가사 중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을 '기억 니은 디읃 리을'이라고 표기해 내보낸 것이다. 올바른 맞춤법은 'ㄱ'은 '기역'으로, 'ㄷ'은 '디귿'으로 표기해야 한다.
무대 배경 스크린에도 옳게 적힌 맞춤법을 공영 방송사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KBS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의 비판도 잇따랐다. KBS는 앞서 광복절에 좌우가 반전된 태극기를 송출하는가 하면 일본 기미가요 영상을 틀어 물의를 빚은 이력이 있다.
게다가 해당 곡은 가사 대부분이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이었는데도 공연 내내 자막에는 잘못된 맞춤법이 노출됐다.
급기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한글날 경축식에서 자막을 사전에 확인도 안 하고 내보냈냐"라며 "유튜브 개인 방송도 아니고 국가 행사 방송을 이렇게 대충 해도 되는 거냐" 등 이번 실수를 지적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KBS는 결국 이날 오후 8시께 홈페이지 '공지 사항' 게시판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KBS 측은 "한글날 경축식 중계방송의 축하 공연 노랫말 자막 가운데 '기역'과 '디귿'이 '기억'과 '디읃'으로 잘못 표기돼 방송됐다. 행사 기획사가 제공한 가사 자막에 오류가 있었으나 방송용으로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자막 오류를 발견한 뒤 다시 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수정 작업을 거쳐 서비스를 재개했다.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한글날 잘못된 자막으로 물의를 빚은 곳은 KBS뿐만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KTV도 한글날 경축식 생중계에서 맞춤법이 틀린 자막을 그대로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