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두 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9일 경남 밀양시배드민턴경기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사전경기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16강전에서 안세영은 인천국제공항 소속의 심유진을 2-0(21-14, 21-9)으로 꺾었다.
이번 경기는 안세영이 지난 8월 파리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을 딴 후 65일 만에 치른 공식전이다.
안세영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복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림픽 이후 첫 복귀 무대인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셔서 기뻤다"며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가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해 "팬들이 경기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복귀전은 안세영에게 있어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는 파리올림픽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며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남겨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일본 오픈, 코리아 오픈, 중국 오픈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부상 관리에 전념해 왔다. 약 3주 전 라켓 훈련을 재개한 그는 15일 개막하는 덴마크 오픈 출전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발목 부상은 거의 회복되었고, 무릎 통증도 상당히 호전되었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지난 두 달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올림픽 준비 과정이 힘들었고 이번 기간은 좋은 휴식과 준비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컨디션은 70~80% 정도까지 회복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2위로 내려간 상황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배드민턴을 즐기며 나의 본 모습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세계 1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안세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해 조사와 관행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에 대해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자신의 경기력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경기 후 한 기자가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졌냐"는 질문을 던지자 안세영은 눈물을 보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자 관중석에서는 "울지 마"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세영은 "많이 속상했지만, 그래도 잘 복귀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기에서 안세영이 소속된 삼성생명은 단식에서 김가은과 안세영, 복식에서 김혜정-이유림이 승리하며 인천국제공항을 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배드민턴 경기는 전국체전의 사전경기로 진행되었으며, 공식 개막은 오는 1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