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동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고위험 방사능 물질이 방치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사능 물질을 취급하는 업체가 폐업 혹은 이전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방사능 물질이 수개월 동안 방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원안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대한검사기술사는 방배13 재건축조합과의 법정 다툼 끝에 지 5월 24일 퇴거 조치 명령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원안위는 특별점검을 통해 해당 시설내에 Ir-192 선원 3개가 저장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해당 사례에 세 차례의 안전조치명령과 일일점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6월 7일부터 진행된 일일점검은 하루 1시간 이내로 진행되는 형식적 확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마저도 주말에는 출근을 하지 않아 전혀 조치가 이뤄진 바가 없었다.
노 의원이 확인한 특별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안전관리 인력 미상주, 전기 차단, 불법침입 탐지장비 및 경광등 미작동 등으로 인해 탈취 등 범죄에 취약한 상태였다.
방치된 물질은 Ir-192(이리듐-192)로 짧은 시간만 노출되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고위험 방사성동위원소로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Ir-192 60개 분량이 차폐 없이 외부에 노출된 경우의 피폭량은 2880mSv(밀리시버트)로, 해당 피폭량은 조혈 기능 장애를 일으켜 수 개월 내 사망할 확률이 50%에 이를 수 있는 수치에 근접한 양이다.
노 의원은 “불행 중 다행히도 이번 사례는 방사능 수치가 낮아진 폐기 직전의 방사능 물질이었다”며 “방사능 물질의 방치 문제는 테러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방사능 방치와 같은 관리 미비와 관련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원안위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