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울버햄프턴)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선수가 FIFA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8일 BBC에 따르면, 지난 7월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 코모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쿠르토는 황희찬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FIFA는 쿠르토에게 10경기 출전 정지와 교육 처분을 내렸다. 이 중 5경기는 유예 처분을 받았다.
문제의 장면은 두 팀의 경기 후반전에 나왔다. 쿠르토는 후반 23분, 동료 수비수에게 "무시해라. 황희찬은 스스로를 재키 챈(홍콩 스타 성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은 황희찬의 동료 다니엘 포덴세는 격분해 쿠르토에게 주먹을 날리며 응징했고, 결국 퇴장당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에게 계속 경기를 뛰어도 괜찮겠냐고 물었고, 황희찬은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코모 구단은 쿠르토가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동료들에게 '차니'라고 불리는 걸 듣고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코모 구단이 성명서를 낸 다음날 FIFA 측에 직접 공식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쿠르토는 사건 발생 1주일 만에 코모를 떠나 이탈리아 2부 리그 팀인 체세나로 임대 이적했다.
울버햄프턴의 축구 분야 최고 책임자 맷 와일드는 "이 징계는 축구와 사회에서 인종차별이 용납될 수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울버햄프턴이 항상 인종차별에 강력히 반대하며,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포용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희찬 역시 이번 인종차별 사건과 관련해 공식 SNS를 통해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 모든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그 일(인종차별)이 있었을 때, 우리 팀 코칭 스태프와 팀 동료들은 필요하면 경기장을 떠나도 좋다고 나에게 말했고 계속 내 컨디션을 확인했다. 다시 한번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응원을 보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