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대규모 파견이 이루어지면서 지역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공보의가 제때 배치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전국 138개 공보의 배치 대상 보건소 중 9개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았다.
전국 1223개 보건지소로 확대해 보면, 45.6%에 해당하는 보건지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7.6%에서 18%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이 58.5%로 공보의 미배치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를 경기(58.1%), 세종(55.6%), 전북(53.1%), 충남(53.0%)이 잇고 있다. 전년 대비 공보의 미배치 보건지소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충북과 전남으로, 각각 39개소가 늘어났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가 증가하면서, 보건지소를 찾는 환자 수는 감소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보건지소 진료 인원은 54만 2729명으로, 지난해 57만 8553명에서 3만 5824명 줄었다.
서 의원은 "현 정부의 의료대란 대응책으로 인해 의료 취약지의 유일한 의료제공자일 수 있는 공보의 파견이 계속되고 있다"며 "고령화가 심화하는 지역에서 만성질환 관리와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해질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대란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전공의들이 떠난 병원의 업무 공백을 줄인다는 취지에서 공보의와 군의관을 파견해 왔다.
그러나 공보의와 군의관은 해당 파견 병원의 사정을 잘 모르는 데다 기존 근무자만큼 진료를 능숙하게 볼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 5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설문에 참여한 파견 공보의의 51.2%는 '대체인력으로 기관에 도움 되지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
그 이유로 '단순 업무의 반복'(64.8%), '본인 수준을 넘어선 술기 및 업무'(35.2%), '파견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어려움'(29.6%)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