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8억인데... 생활비 없어 구멍 난 옷 입은 채 사망한 70대 노인

2024-10-07 16:05

'깡통 할아버지'로 불린 70대 노인의 기구한 사연

부산에 거주하는 한 노인이 8억 원 상당의 아파트에서 궁핍하게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ohmydo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ohmydog-shutterstock.com

조선일보는 사회복지사 신아현 씨가 최근 펴낸 에세이 '나의 두 번째 이름은 연아입니다'에 담긴 한 일화를 6일 소개했다.

신 씨 등에 따르면 '깡통 할아버지'로 불린 70대 이 모 씨의 집은 재개발로 인해 시가 8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였지만, 그의 생활은 비참했다.

이 씨는 전기, 가스, 수도가 끊긴 상태에서 깡통에 불을 붙여 음식을 데워 먹고 촛불로 실내를 밝히며 홀로 살았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수년째 빨지 않은 듯 시커멓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었다.

그럼에도 이 씨는 아파트를 팔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집은 그가 평생 쌓아온 추억과 정체성의 일부였고, 그는 그곳에서 마지막까지 홀로 살아가기를 원했다.

이 씨의 상황은 비정상적인 빈곤 상태였지만, 자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그는 사회적 지원에서 멀어졌고 극심한 고립 속에서 빈곤을 견뎌야 했다.

신 씨는 어느 날 이 씨의 집에 들렀다가 싱크대 앞에 누워 있는 이 씨를 발견했다. 불안감이 엄습한 신 씨는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이 씨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결국 구급대원들이 이 씨의 집 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지만, 이 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검시 결과, 사망 추정 시간은 며칠 전이었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총자산의 약 20%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 고령자들이 현금, 연금, 저축과 같은 금융자산 비중을 60% 이상 유지하며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