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당일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받은 뒤 경찰과 함께 인근 파출소로 임의동행해 신원 확인 후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다혜 씨의 음주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음주 측정을 한 차례 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인접한 파출소까지 걸어서 임의동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혜 씨의 신원 확인에 대해서는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으며 특별한 진술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고 절차에 대해 "음주 사고의 경우,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 후 사고 개요를 파악하고 귀가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라며 다혜 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다혜 씨가 누구와 귀가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 중인 경찰은 다혜 씨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다혜 씨가 음주 사고를 내기 전 신호위반을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선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혜 씨의 음주량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진술을 받지 못했으며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약물검사에 대해서는 "강제적으로 할 근거가 법령에 없으며, 진행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다혜 씨의 공개 소환 여부에 대해선 "전혀 논의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공개 소환이란 조사 일정을 언론 등 외부에 알리는 것을 뜻한다. 공개 소환되면 포토라인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사진 촬영이 이뤄지기도 한다.
다혜 씨는 지난 5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캐스퍼 차량을 운전하다가 차선 변경 중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당시 다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였다. 사고 당시 동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다혜 씨의 음주운전 사고를 연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음주운전을 '살인행위'로 규정하며 처벌 강화를 지시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다혜 씨의 음주운전이 검찰의 압박 때문이라는 주장하지만 음주운전 자체는 결코 변명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고 말했는데, 그 발언을 국민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번 사건을 좌파 진영의 치명적인 사생활 문제로 규정하며 "과거 문 전 대통령은 도덕과 법을 준수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딸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변명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다혜 씨가 사고 당시 좌회전을 한 것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국민을 왼쪽으로만 끌고 갔던 것처럼 이제 딸도 우회전 차선에서 좌회전을 했다"고 비꼬았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