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위키트리 장해순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는 단식에 돌입하며 본인의 핵심 공약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최 시장은 6일 오후 3시 시청 서편 광장 앞에 천막을 펴고 단식을 시작하면서 "시민과의 약속이었던 정원박람회와 빛축제에 대한 예산안이 40일이 넘게 통과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준비한 호소문을 읽어 내려가며 예산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오는 10월 11일은 정원박람회 정상 추진을 위해 허용되는 마지막 시한"이라며 "시의회가 추경안을 처리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는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진정 어린 마지막 호소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지역 경제에 활기를 돌게 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가 필요하다. 녹지율 52%의 세종시는 세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훌륭한 정원산업 기반을 갖췄다. 정부청사 옥상정원을 넘어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등을 품은 중앙녹지공간이 그 자산"이라고 설명하며 "중앙정부가 미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국제행사를 승인해준 점 정원박람회인만큼 3년 간 153억 원 시비 투입 이상의 효과를 반드시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세종시는 시의회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1일이 박람회 정상 개최를 위한 예산안 반영의 마지막 시한이란 입장이다. 예산안 처리가 더 지체될 경우 사업이 전면 좌초될 위기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최 시장은 예산안 처리를 위해 그간 줄곧 거부 의사를 밝혀 온 시 출자출연기관 등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인사청문회는 시의회가 그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시 측의 거부로 시행되지 않고 있던 사안이다.
이와 함께 행사의 성공 개최를 위해 야당 시의원·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조직위도 구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 시장은 앞서 박람회 개최를 위해 '지방채 발행'도 감수하겠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일 직원소통의 날 행사에서 "소모성 비용에 채무를 발행하는 것은 절대 반대하지만 이익이 200억 원이라면 100억 원이라도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그게 미래의 세대를 위한 바람직한 경제 운영 방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시의회는 무엇보다 박람회의 경우 입장료 수입 등 수익 산출 근거, 외국인 방문객 유입 불확실성, 행사에 필요한 국비(77억원)가 연말 국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예산통과에 비협조적이다.
시의회는 최근 시 측이 제출한 박람회(14억5000만원)와 빛축제(6억원)에 대한 예산안을 91회 임시회에서는 부결한데 이어 곧바로 개회된 92회 임시회에서 ‘지연심사’를 함으로써 사실상 부결시켰다.
시의회는 오는 11일 예정된 193회 임시회에서 3회 추경안을 재논의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로써는 통과여부가 오리무중이다.
한편 김태흠 충남지사는 6일 단식 농성에 돌입한 최민호 세종시장을 격려 방문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세종시청 앞 최 시장의 단식농성 천막을 찾은 자리에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무지막지하고 무지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 시장은 “정원박람회 국비예산이 확보된 것을 두고 국비확보가 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동안의 국비확보 관례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정치적 목적이 있는 행위로밖에 해석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