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 관광객이 이른바 ‘베이징 비키니’ 차림으로 제주 거리를 활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목원야시장 방문 충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최근 한 제주 맘카페에 올라왔다.
게시자 A씨는 "가족들과 맛난 것도 먹고 기분 좋게 즐기고 있는데 이거 몰카냐. 중국인인 것 같은데 전신에 이레즈미를 하고 웃통을 까고 야시장 한가운데서 이러고 있다"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을 보면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 야시장을 활보하고 있었다. 그의 하반신부터 상반신까지 전신에 이레즈미, 즉 일명 '조폭 문신'이 새겨져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게시물에 대해 카페 회원들은 "중국에서도 저거 못하게 하지 않나", "왜 남의 나라에서 저러고 있나", "너무 보기 불쾌하다", "처음엔 티셔츠인 줄 알았다. 악, 내 눈!!!"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베이징 비키니는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상의를 가슴까지 말아 올리고 배를 내놓는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아예 상의를 완전히 벗은 채 공공장소를 활보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가 됐다. 서구권에서는 이 베이징 비키니를 두고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확실한 신호"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베이징 비키니는 중국 내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상의를 벗고 공공장소를 돌아다니는 남성들은 "더위를 식힌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이를 불쾌하게 여기는 시민들이 많아 갈등이 생기곤 한다. 상의를 벗은 택시 기사를 보고 승객이 신고하는 일도 있으며, 거리에 나선 남성들과 그들을 제지하려는 사람들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처럼 개인 취향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사회 내에서 공공장소의 예절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더위를 참기 어려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벌어지곤 하지만 사회적 시선이 긍정적이진 않다. 중국 내에서도 일부에서는 야만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특히 도시에서는 비판이 더욱 거세다. CNN에 따르면 중국 내 많은 도시가 베이징 비키니 행위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 비키니와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상반신 노출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는 '문명 도시'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러한 행위를 단속하고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특히 상하이와 베이징 같은 대도시는 공공장소 상반신 노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 비키니 문화는 유럽 등에서도 점차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운 여름철이면 상의를 벗은 남성들이 거리로 나서는 일이 영국과 같은 국가에서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지만 무례한 행동이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따라 스페인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상의를 벗은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