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우완 불펜투수 손동현(23)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공 3개로 세 타자를 처리하며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 이색 기록을 세웠다. 손동현은 “잠실의 기운이 좋다”며 쑥스러워했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동현은 7회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손동현은 첫 타자 김현수를 초구에 외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박동원도 초구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박해민마저 초구에 외야 뜬공으로 묶으며 단 3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투수가 공 3개로 한 이닝을 끝낸 것은 손동현이 처음이다.
뉴스1에 따르면 경기 후 손동현은 "강하게 던지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작년 시즌에는 안타 1개를 맞고 더블 플레이로 공 3개로 이닝을 끝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모든 타자를 초구에 잡아낸 건 처음이다. 잠실에만 오면 기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동현은 8회에도 등판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강철 감독이 좋을 때 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 소형준을 투입했다. 이후 8회 소형준, 9회 박영현이 각각 1이닝씩을 무사히 막아내며 KT는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손동현은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같은 경기는 한계 투구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 나는 더 던지고 싶었는데 사실 아쉽긴 했다"면서도 "(소)형준이와 (박)영현이 같은 좋은 투수들이 있어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손동현의 서울 원정 숙소 룸메이트는 소형준이다. 경기 전 소형준이 LG 응원가를 들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는 얘기가 있었고, 손동현도 이에 동참했다고 한다. 손동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튜브로 LG 응원가를 들으며 잠실 분위기에 적응하려 했는데, 나와 형준이 모두 잘 던졌다. 내일 아침에도 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고 뉴스1은 전했다.
또한 손동현은 3루 응원석을 가득 메운 KT 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5회를 마치고 몸을 풀러 나가 보니 작년 한국시리즈 때보다 우리 팬들이 더 많이 오신 것 같았다. 불펜에서도 응원 소리가 크게 들려 힘을 많이 받았다"며 "더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