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농촌 지역에서 가난한 여성들이 관광객들과 짧은 기간의 '쾌락 결혼'을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서부 지역 푼착(Puncak)에서는 이러한 결혼이 일종의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푼착 지역은 중동에서 온 부유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남성 관광객들은 이곳의 산악 리조트인 코타 붕가(Kota Bunga)에서 현지 여성들과 중개업체를 통해 일시적인 결혼식을 올린다. 남성이 여성에게 신붓값을 지불하면 계약 결혼 관계가 성립한다.
매체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에게 성관계를 제공하고 집안일을 한다. 관광객이 여행을 마치고 국가를 떠나면 결혼 관계는 자동으로 해체된다.
이른바 '쾌락 결혼'으로 불리는 이러한 일시적인 결혼은 푼착에서 관광업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초기에는 여성들이 가족이나 지인에 의해 소개됐으나, 최근에는 중개업체들이 이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카하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 여성은 자신이 17살 때부터 이러한 결혼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출신 관광객들과 15번 넘게 결혼했다면서 첫 번째 남편은 50대 사우디아라비아 남성이었다고 말했다. 첫 남편은 850달러의 신붓값을 지불했지만, 중개업체와 결혼식을 주관한 사람이 일부 금액을 가져간 까닭에 카하야는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 결혼식이 있은 지 5일 후 남성이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이혼했다.
카하야는 결혼 한 번당 300~500달러 정도를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돈으로 그녀는 집세를 내고 아픈 조부모를 돌보고 있다. 또 다른 여성인 니사는 최소 20번 이상 결혼했으며, 지금은 이 일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이민국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남성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으며, 다시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러한 결혼은 니카 무타(nikah mut’ah)로 불리며, 일부 시아파 이슬람 문화에서 행해지는 관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학자와 시아파 이슬람 신자들은 이 결혼을 받아들일 수 없는 관행으로 간주하고 있다.
'쾌락 결혼'은 인도네시아 법률에서 인정되지 않는다. 결혼의 근본적인 목적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결혼법을 위반하면 벌금, 징역형, 그리고 사회적·종교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중국의 몇몇 매체가 '쾌락 결혼'에 대해 보도한 후 중국의 소셜 미디어인 웨이보에서도 관련 내용이 빠르게 확산됐다. 한 사용자는 "일시적인 결혼 산업이 관광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지 모르지만 정부도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이 상황은 중국의 빈곤한 농촌 지역 소녀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이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과 자신을 부양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