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승객 수십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중국 여객기가 북한 영공에 진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알고 보니 조종사와 관제탑이 교신하는 과정에서 왼쪽, 오른쪽을 잘못 알아들으며 벌어진 초보적인 실수 때문이었다.
3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월 15일 일어났다. 이날 중국 동방항공 소속 여객기는 자국 칭다오 국제공항에서 오후 1시께 이륙했다.
인천공항 착륙을 앞둔 오후 3시 10분께 갑자기 비행기가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선회하는가 싶었지만 그대로 북쪽을 향해 비행을 계속했고,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영공으로 진입했다.
비행기는 북한 하늘에서 약 2분 정도 떠 있었다. 그러다 뒤늦게 조종사가 방향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히 기수를 돌렸다.
사선의 경계를 넘나든 이유가 더 황당하다. 매체가 입수한 국토교통부 조사 내용을 보면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인천공항에 접근하자, 관제탑은 영어로 'Right' 즉 오른쪽 방향으로 틀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조종사가 이를 'Left' 즉 왼쪽으로 알아들었고, 조종사는 'Left'를 다섯 번 더 복창했다. 이번에는 관제탑이 이 말을 잘못 캐치했다. Right, 즉 오른쪽으로 맞게 가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시속 460km로 하늘을 날고 있던 비행기는 실수를 깨달았을 때 이미 북한 영공을 날고 있었다. 당시 비행기에는 한국인 21명이 타고 있었다.
국토부는 단순 실수라 이를 처벌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발음이 헷갈리는 단어 대신 오른쪽은 알파벳 R로 시작하는 Romeo, 왼쪽은 L로 시작하는 Lima 같은 국제 표준 용어를 쓰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