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여고생 A(18) 양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박대성(30)의 체격이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왜소하다고 헤럴드경제가 4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전남 순천경찰서 유치장에서 형사들의 손에 붙들려 나온 박대성은 검찰 송치를 위한 호송차에 올라타기 전 경찰서 포토라인에 섰다.
마스크나 모자 대신 자기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 그는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느냐',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할 말 없느냐'는 등의 기자 질의에 "죄송합니다"는 말만 반복했다.
취재진이 '범행 기억하느냐', '일부러 여성만 노린 것 아니냐'라고 묻자 박대성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포토라인에 선 3분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박대성은 한 차례도 얼굴을 들지 않았고, 경찰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와 관련해 헤럴드경제는 박대성이 신장 160cm 후반에 체중 50kg대의 왜소하고 깡마른 골격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한국인 30대 초반의 평균 키는 174.9㎝다. 박대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체격에 콤플렉스를 느껴 목에 문신을 한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박대성 목에는 턱수염을 연상시키는 도깨비 문신이 새겨 있다.
박대성 목에 새겨진 도깨비 문신은 그의 심리적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도깨비는 힘과 공포를 상징하는 상징물이다. 자신이 느끼는 체격적인 열등감을 보완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문신은 종종 힘이나 위험을 상징한다. 박대성은 자신의 왜소한 체격을 문신으로 보완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심리학적으론 '보상 기제'로 설명될 수 있다. 개인이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강하게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대의 상징을 사용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즉 약하고 작아 보이는 자신의 외형을 극복하기 위해 도깨비 문신으로 강한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을 수 있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자정 무렵인 0시 43분경, 전남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A양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A양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의 약을 사러 나갔다가 친구와 잠시 만난 뒤 귀가하던 중 피살됐다.
사건 당시 박대성은 자신이 운영하는 찜닭 가게에서 혼자 소주 4병을 마신 뒤 주방용 흉기를 챙겨 나왔다. 그는 흉기를 소지한 상태로 약 30분 동안 가게를 들락날락했다. 인도 위에서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A양을 발견한 박대성은 약 800m 가량 그녀를 뒤쫓아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도주했다. 경찰은 박대성이 불특정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노리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대성은 범행 후 신고 있던 슬리퍼가 벗겨지자 이를 버리고 맨발로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 CCTV에 여유롭게 웃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