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후원하던 여성 BJ(인터넷 방송인)와 따로 만나 오피스텔에서 성관계를 맺다 질식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4일 살인, 절도, 재물 은닉 혐의를 받는 김 모(44)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처 송 모(31)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3월 11일 오전 3시 30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A 씨와 성관계하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김 씨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송하던 신입 BJ A 씨에게 1200만원가량을 후원했고, 올해 3월 초부터 6차례 정도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범행 직후 A 씨 집을 3차례 정도 오가며 사체 위에 물을 뿌리는 등 증거 인멸로 보이는 행위를 하거나,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A 씨 물건을 서울 각지에 나눠 버린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유사한 수법의 살인 전과가 있고, 그 외에 폭력 범죄로 두 차례의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자중하지 않고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그만 하라'고 외치지 않아 목 조르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고 살인 전과가 있어 119신고를 못 했다는 식으로 주장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며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유족에 대한 죄책감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씨는 이번 일이 사고였을 뿐 A 씨를 살해할 의도가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는 지난 5월 열린 공판에서 “피해자의 목을 감았던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적 쾌감을 위해서였지 결코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