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순천 여고생 살인사건’의 범인 박대성(30)에 의한 추가 피해자가 나올 뻔했다. 전남 순천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 후에도 흉기를 소지한 채 태연히 술집과 노래방 등을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4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새벽 0시 44분쯤 조례동 길거리에서 A양(18)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인근 자신의 가게로 돌아가 신발을 갈아 신었다. 당시 그는 슬리퍼가 벗겨져 맨발 상태였다.
범행 이전 가게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그는 슬리퍼를 신은 채 흉기를 챙겨 나와 가게 앞을 지나던 A양을 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A양을 살해한 박대성은 가게로 돌아가 신발을 바꿔 신었다. 이후 술에 취한 그는 흉기를 옷으로 가려 몸에 지닌 채 거리를 걷다 주변 술집으로 들어가 혼자 소주 한 병을 더 마셨다. 그 후 술집을 나와 인근 노래방에 들어갔으나 별다른 일이 없이 잠시 후 나왔다.
경찰 조사 결과, 박대성은 범행 후 약 2시간 동안 흉기를 소지한 채 술집과 노래방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노래방을 나와 근처 주차장에서 흉기를 버린 그는 주차 차량을 이유 없이 발로 차다가 이를 목격한 차주와 시비가 붙었다. 차량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박대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박대성은 범행 이후의 행적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 결과, 박대성이 흉기를 들고 태연하게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다른 범행 계획이 있었는지 면밀히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대성 지인은 JTBC 인터뷰에서 박대성에 대해 “술 먹으면 눈빛이나 이런 게 다 변한다. 약간 공격적으로 간다”며 “술 마시면 항상 사람들과 시비에 휘말렸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범행 후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 시비를 벌인 점, 과거 만취 상태에서 사람을 때린 전과가 있는 점으로 미뤄 지인의 말은 증언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