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진흥원이 황당한 한식 조리법을 담은 자료를 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식조리원은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활동하는 정부 산하 기관이다. SBS ‘8시 뉴스’가 1일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식진흥원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치찌개 조리법에서는 미꾸라지와 우거지, 숙주 등이 재료로 소개됐다. 전통 김치찌개 재료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식진흥원은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파오차이(泡菜)로 잘못 기재하는가 하면, 떡갈비의 유래 역시 전라도 광주가 아닌 경기도 광주로 잘못 적었다.
뿐만 아니라 한식 메뉴의 영문 표기에서도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다. 홍합탕을 ‘홍어탕’으로, 순대를 ‘소머리 수육’으로 잘못 표기한 채 8만 부의 책자를 발간했다. 한식진흥원은 결국 모든 책자를 전량 폐기 처리했다.
최근 한국 드라마와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SBS 뉴스 인터뷰에 응한 한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한국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면서 말레이시아에도 한국 음식 모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한식에 대한 관심을 갖는 상황인 만큼 한식진흥원의 실수는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한식진흥원은 매년 한식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지만, 이러한 오류들은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 일부 자료는 최대 1년 4개월 동안 홈페이지에 게시됐으며, 시민들의 민원 제기 후에야 정정됐다.
경기 광명시에 거주하는 최정민 씨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 외국인들이 한식에 대해 오해할 수 있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경기 시흥시의 박수아 씨는 SNS에서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시대인 만큼 한식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식진흥원은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K-팝을 비롯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 시점에서 한식 콘텐츠를 더욱 내실 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식진흥원은 앞으로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