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양양 송이의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일 양양속초산림조합에 따르면 1등급 송이가 전날 열린 공판에서 ㎏당 160만 원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1일 기록한 156만 2000원을 넘어선 가격이다. 송이 가격의 급등은 올해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매우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합에 따르면 1등급 송이 외에도 다른 등급의 송이들 역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2등급 송이는 ㎏당 128만 원, 3등급(생장정지품)은 63만 5700원, 3등급(개산품)은 60만 3750원, 등외품은 44만 1600원에 거래됐다.
이번 공판에서 눈에 띄는 점은 송이의 작황이 나빠 공판이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늦게 시작됐다는 것이다. 첫 공판은 지난달 20일에 열렸으며, 이는 역대 가장 늦은 첫 공판 일자다. 첫 공판에서 1등급 송이는 ㎏당 111만 원을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연일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29일에는 151만 1200원에 거래됐다.
이번 가격 상승에 상인들조차 놀라고 있다. 양양 시내의 한 송이 판매장에서 만난 김 모(78) 씨는 "1등급 송이는 들어오자마자 바로 팔려나간다. 수매 직후 구매하지 않으면 등외품이나 수입산 송이만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 이 모(85) 씨는 "올해 양양 송이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추석 직전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시기에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데 다시 최고가를 경신한 점이 의아하다"고 밝혔다.
양양 송이는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아 매년 추석 전후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올해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송이 가격 급등은 양양 지역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양양송이연어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송이 물량 부족으로 인해 축제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축제는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양양 남대천 일원에서 열리며, 예년과 달리 송이 관련 프로그램이 대폭 축소됐다.
양양군은 이미 송이 작황 부진을 예상하고 축제의 콘셉트를 '생태 축제'로 변경했으며 송이 채취 프로그램 등은 취소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송이 축제 직전까지도 송이 작황이 회복되지 않아 송이 관련 프로그램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송이 시식 코너 등 일부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