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체부는 이 같은 절차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외부 여론이 홍 감독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월드컵 예선을 앞둔 시점에서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문체부는 지난달 30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당시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전임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과정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감독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사회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선임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문제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반복됐으며 정 회장이 부적절하게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은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과정부터 공정하고 책임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축구협회 관리와 감독 책임을 지고 있는 문체부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주문하며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오는 2일 발표될 예정인 문체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으며 그 책임은 대부분 정 회장에게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홍 감독 역시 이 과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라며 감독 교체나 사퇴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회장 4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 회장의 사퇴를 강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그를 대체할 대안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홍 감독 선임 당시에도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다.
정해성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사임한 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사회 결의 없이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는 점, 전력강화위원들과 명확한 소통 없이 진행된 점 등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회 현안 질의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이를 정상적인 감독 선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유 장관은 또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정 회장이 국민 여론을 충분히 고려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명예로운 선택일 것이라며 정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