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세라티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김 모(32) 씨의 거주지가 광주 북구의 한 주민센터로 등록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행정상 조치일 뿐 특이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브리핑을 통해 도주치사 혐의를 받는 김 씨의 주소지가 주민센터로 등록된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태국과 캄보디아 등지에서 장기 체류해 국내 거주지가 명확하지 않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거주 불명자로 등록됐다. 통상적으로 주민등록법에 따라 실거주지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 행정기관이 임의로 주소를 주민센터로 등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 씨는 과거 광주 북구 중흥1동에서 여자친구와 동거했으나 이후 전출신고를 하지 않았고, 새로운 세입자가 입주할 때 연락이 두절돼 거주 불명 처리됐다. 이달 2일부터 그의 주민등록이 직권말소 처리됐고, 관리상 주민센터 주소가 등본에 남게 됐다.
사고는 지난 24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발생했다. 김 씨는 오전 3시쯤 마세라티 차량을 몰며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이 사고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고, 그의 여자친구는 사망했다. 김 씨의 차량에는 지인이 동승하고 있었으나 둘 다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서울로 도주하려다 결국 체포됐다.
김 씨의 도주 과정은 주도면밀했다. 사고 현장에서 마세라티를 버리고 다른 지인의 벤츠로 갈아타 대전까지 이동했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조력자의 휴대전화로 해외 출국을 시도했으나,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김 씨는 서울로 숨어들었지만, 경찰의 추적 끝에 67시간 만에 검거됐다.
김 씨의 정체를 두고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그의 직업과 국내 입국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주장했으나, 태국에서 장기간 머무른 이유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또한 사고 당시 김 씨가 운전하던 마세라티는 서울의 한 법인 소유였으나, 법인은 "차량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차량이 어떻게 김 씨 손에 들어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씨가 고교 동창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도주한 점도 의심을 키운다. 대포폰 사용, 여러 명의 조력자를 동원한 점 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 씨가 조직범죄와 연관된 인물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다만 경찰은 김 씨 이름이 조직범죄 관련 명단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의 배후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거나 다른 범죄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