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사귀기 전 짝사랑했던 여성이 하는 미용실에만 가는 남편을 둔 아내의 사연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여성 A 씨는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좋아하던 여자가 하는 미용실을 계속 가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딱 팩트만 쓰겠다. 남편에게 댓글 보여줄 거다.
남편이 나를 만나기 전에 좋아했던 여자가 미용실을 한다. 당시 남편은 그 미용실에 커피도 사서 보내주고, 머리도 비싼 걸로 자주 하고, 염색도 이것저것 하면서 돈 많이 썼다. 내가 볼 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자기는 그렇게까지 좋아한 건 아니라고 하더라. 어쨌든 고백도 못 하고 이뤄지지 않았다.
나랑 만난 지는 3년이 다 돼 간다.
그 여자분은 원래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다가 우리 집에서 차로 30~40분 거리로 이전했다. 사실 나는 그 여자에 대한 질투보다는, 이제 저 촌스러운 머리 스타일을 안 하겠다는 생각이 더 좋았다. 초반엔 그냥 동네 미용실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더라. 근데 갔다 올 때마다 이전과 똑같은 머리를 하고 오는 거다.
정말 별로여서 내가 다른 미용실을 추천해 줬다. 한 번 거기서 자르고 왔는데, 너무 깔끔하고 멋있었다. 그런데 본인은 마음에 안 든다면서 계속 가던 곳을 가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 여자분이 이사 간 미용실까지 찾아가서 머리를 하고 오는 거였다.
왜 거짓말을 하냐고 물었다. 기분 나쁘다고 했다. 남편은 꼭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만 머리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자기는 이 스타일이 좋고, 디자이너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더라.
근데 참 이해가 안 가는 건 남편 직업상 매일 헬멧을 쓴다. 집에 와서 벗고, 쉬는 날엔 잘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있다. 친구도 안 만난다. 그런데 이렇게 헤어스타일에 집착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애초에 거짓말한 것부터 기분이 나쁘다.
평소엔 잘 씻지도 않고 꾸미지도 않는 사람이 미용실 가는 날만 되면 목욕 재계하고 향수 뿌리고 나간다. 지금 같이 산 3년 동안 내 생각은 안 하고 저렇게 나가는 게 좀 그렇다.
그동안은 그 스타일이 별로니까 웬만하면 다른 미용실을 다니라고, 기분 나쁘다고 좋게 말했었다. 그런데 거짓말이 들통난 이후로는 더 편하게 다니더라.
오늘도 목욕하고 옷 갈아입고 향수 뿌리더니 내가 자는 줄 알고 조용히 나가더라. 평소엔 나한테 어디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가는데, 오늘은 그냥 나갔다.
짜증 나서 카톡을 보냈는데, 역시 나만 짜증이 계속 난다. 내가 남편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걸까?
A 씨는 남편이 자기 몰래 외출한 후 나눈 카톡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남편은 "왜 내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그 미용실에 가냐"는 A 씨의 불만에 "다른 데서도 잘랐는데 마음에 안 들었다. 아니, 내 헤어스타일은 내가 마음에 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럼 너도 내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거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이에 A 씨는 "그래서 포기한다. 어차피 3년 동안 이기적인 생각으로 계속 간 걸 텐데 이제 와서 내 생각을 해주겠냐"고 자포자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미용실 여자한테 남편은 그저 호구일 뿐일 텐데 안타깝네", "머리가 마음에 든다는 건 유치원생도 안 할 변명 같다. 100세 시대인데 헤어지는 걸 추천한다", "행동하는 거 보니 미용실 여자가 남편 피해서 가게 이전한 걸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구든 마음이 없으면 돈이나 시간 절대 안 쓴다", "저 정도면 부부 관계할 때도 미용실 여자 생각할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남편의 행동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