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뒤쫓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범행 후 웃으며 도주하는 모습을 담은 CC(폐쇄회로)TV 영상이 공개돼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순천 여고생 살해범이 범행 후 웃으며 가는 사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지난 29일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게시물에 따르면 한 누리꾼이 X에 “사람을 죽이고도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사이코 같다”라는 글과 함께 순천 여고생 살해범인 박 모(30) 씨의 모습을 캡처해 올렸다.
박 씨는 지난 26일 오전 44분쯤 순천시 조례동에서 귀가 중이던 고등학생 A(17) 양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CCTV 영상에 따르면 박 씨는 A 양을 약 800m가량 뒤쫓으며 점점 거리를 좁히다 갑자기 달려들어 공격했다. A 양이 반항하며 몸부림쳤지만 박 씨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흉기를 휘둘렀다.
A 양의 비명을 들은 시민이 다가오자 박 씨는 즉시 주차장을 가로질러 달아났다. 검은 옷을 입은 그는 도주 과정에서 맨발로 골목을 지나갔다.
CCTV에 포착된 당시 그의 모습이 누리꾼들의 분노를 키운다. 도주하면서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본 뒤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 당시 A 양은 "살려달라"며 마지막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결국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비극적인 사건의 내용이 퍼지면서 온라인에선 박 씨의 이름과 사진, 그가 운영한 찜닭 가게의 이름, 인스타그램 계정 등 신상 정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박 씨가 운영한 찜닭 가게에 몰려가 별점 테러를 가하며 “여기가 살인자가 운영하는 찜닭집이냐” 등의 글을 올렸다. 일부 시민은 가게를 찾아가 달걀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A 양은 친구를 배웅하고 귀가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경찰관을 꿈꾸며 준비 중이었던 A 양은 외동딸로 알려져 사람들 가슴을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특히 사건 직전 아버지로부터 전화로 “밤길 조심해라”는 당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 양의 아버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딸을 보내놓고 마음 편할 부모가 어디 있겠나. 아내는 지금 기절할 지경이다”라며 절망적인 심경을 밝혔다.
한편 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 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그날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