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세라티 음주 뺑소니' 운전자를 둘러싸고 수상한 행적이 계속 드러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마세라티 운전자 33살 김 씨는 태국에 주로 거주한다는 사실만 수사로 드러났을 뿐 광주에 온 경위나 직업, 국내 주소 등은 전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의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는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돼 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왜 공공기관을 주소지로 등록했는지에 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또 입출국 기록에 따르면 김 씨는 수개월간 태국에서 머무른 것으로 확인되지만 정작 그 이유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 역시 무직이라고 주장한 김 씨가 태국에서 한 일이나 장기간 머무르다 돌연 입국한 이유에 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라며 말을 아끼고만 있다.
사고 경위나 사고 차량, 도주 과정에서 나타난 수상한 점도 한둘이 아니다.
그는 이달 중순 한국에 입국해 수도권 등지에서 20대 때부터 알고 지낸 또래와 만나다 사고 전날인 지난 23일 고향 광주에 왔다. 이후 그다음 날인 24일 사고를 냈다.
그가 사고를 낸 차량 마세라티는 친구인 최 모 씨로부터 빌린 차로, 서울의 한 법인 소유 차량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해당 법인은 "되돌려 받지 못한 차량"이라고만 답할 뿐 차량이 광주에 있는 경위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 과정에서 보인 행적도 의문투성이다.
사고 후 마세라티를 버리고 지인의 벤츠를 타고 대전까지 도주한 김 씨는 휴대폰 전화를 껐다. 이후 조력자의 휴대폰으로 해외 출국을 위한 항공편을 예약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출국금지까지 내려지자 해외 도피를 포기하고 다른 조력자로부터 건네받은 대포폰을 이용해 서울로 숨어들었다. 결국 그는 67시간 만에 서울 강남구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붙잡혔다.
그가 대포폰 사용 등 도주 과정에서 보인 의심스러운 행적 때문에 조직범죄 경력자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경찰이 확인한 관리명단에 김 씨와 조력자들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도 "조폭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은 김 씨와 조력자 1명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고 경위뿐만 아니라 김 씨의 정체나 조력자와 그의 관계도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