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길거리에서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 A 씨의 인스타그램과 그가 운영하는 식당의 리뷰 창에 네티즌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3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힌 바 있다. A 씨는 전날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주차장에서 여고생 B(17) 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B 양이 친구를 데려다주고 귀가하던 중 발생했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B 양은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엔 A 씨가 순천시 조례동의 한 병원 앞에서 B 양을 추격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보폭을 넓히며 B 양을 추격하던 A 씨는 결국 B 양을 공격해 쓰러뜨렸다. B 양이 두려움에 주저앉았지만 A 씨는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B 양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약 2시간 후인 오전 3시쯤 범행 장소 인근에서 행인과 시비가 붙은 A 씨를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A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그가 사용한 흉기를 사건 현장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A 씨의 신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A 씨가 순천시에서 유명 찜닭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A 씨 인스타그램과 그가 운영하는 찜닭 가게 리뷰창으로 몰려가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가게 리뷰 창에 별점 테러를 하며 “살인자가 하는 찜닭집”, “가게 접고 사죄해라” 등의 질타글을 쏟았다.
A 씨는 음주를 즐긴 듯하다. 그는 '오랜만에 쉬는 날 즐겁게 보낸다'란 글과 함께 술집 테이블에 소주병이 다섯 개 놓인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경찰은 현재 A 씨 범행이 우발적이었는지 계획적이었는지조사 중이다. '묻지 마 살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경찰은 A 씨에 대한 정신과 감정도 의뢰된 상태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를 정밀 감식하는 한편 B 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도 의뢰했다.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8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린다.